[20대 국회, 법안 발의 벌써 1000건] '입법 권력' 더 키우려는 국회

입력 2016-07-25 19:11  

대기업집단 기준·지방교부금 배분율 등
시행령에 위임한 기준 법률에 명시 추진



[ 임현우 기자 ] 국회의 ‘입법 권력’이 갈수록 강해지는 가운데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한 세세한 기준을 법률로 못 박으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시행령은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효력을 갖지만, 법률에 명시하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바꿀 수 있다.

국민의당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금액을 법률에 명시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정부가 이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기로 하자 제동을 걸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대기업집단 기준을 일괄 조정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 침해”라며 “지정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과정을 포함한 복지 예산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시행령에 규정된 지방자치단체 조정교부금 배분기준을 모법에 명시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교부금 배분기준을 정하지 않고 반드시 국회를 거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정부가 시행령으로 지방재정의 숨통을 조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원욱 더민주 의원이 발의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은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에 적용하는 우대수수료율까지 시행령 대신 법률에 명시했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0.5%라는 등의 조항을 법에 포함시켰다.

국회가 대통령령·총리령·고시 등의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와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을 불러온 ‘국회법 개정안’과 똑같은 내용을 20대 국회에서 김철민 더민주 의원이 재발의했다.

김 의원은 “입법권은 국민이 국회에 위임했고, 행정부 시행령은 국회가 위임한 것이니 그 범위에서 통제받는 건 당연하다”며 “이 법이 통과되면 입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법에는 모든 내용을 담기 어렵고 개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무적인 내용은 행정부에 위임한 것이 시행령의 취지”라며 “너무 세세한 내용까지 법에 담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 근거도 ‘삼권분립 위배’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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